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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ㆍ암 DNA 싹둑…`유전자 가위` 치료시대 열린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1.01.26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530
내용
유도 만능 줄기세포(iPS Cell)의 핵심 기술로 활용할 수 있는 유전체 공학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독자 개발했다.

김진수 서울대 화학과 교수 연구진은 세포 내에 존재하는 유전자의 특정 위치를 선별해 절단할 수 있는 ZFN(Zinc Finger Nuclease) 대량 합성 기술을 개발,네이처 메서드(Nature Methods) 1월호에 실었다고 25일 밝혔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유전병과 암 등 유전자 변이로 인한 질환 치료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유전자 가위는 DNA의 특정 부분을 잘라내 DNA 재조합을 가능케 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게 '제한효소'다. 이는 미생물에서 분리한 '천연 유전자 가위'다. 천연 유전자 가위는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티민(T)을 중심으로 30억개의 염기쌍(bp · base pair:A-G,C-T,A-T 등)으로 이뤄진 DNA에서 보통 염기 6쌍을 인식해 분리(절단)한다.

1970년대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이 발견해 노벨 생리학상 · 의학상을 동시 수상한 제한효소는 그동안 생명공학과 제약산업 발전에 결정적 공헌을 했다.

ZFN은 천연 유전자 가위인 제한효소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인공 유전자 가위'라고 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제한효소는 시험관(in vitro) 수준에서 DNA를 자르고 붙이는 데 쓰인 반면 ZFN은 생체(in vivo) 수준에서 DNA를 자르고 붙이는 기술"이라며 "제한효소는 20세기 유전공학의 본질, ZFN은 그보다 더 나아간 유전체 공학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ZFN은 제한효소와 달리 18~24 개 염기쌍을 절단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소설책에서 '했다'로 검색하면 상당히 많은 단어가 나오지만,'그는 확신했다'는 문구로 검색하면 매우 적은 수로 좁힐 수 있다. 전자가 제한효소라면 후자가 ZFN이다.

만약 세포에 제한효소를 넣으면 DNA가 수십만 조각이 나서 연구를 할 수가 없다. 그러나 ZFN을 넣으면 1~2개 부위를 절단하기 때문에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세포 내 DNA 재조합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조립식으로 ZFN을 만들고 이를 통해 DNA를 세포 염색체 수준에서 제거하는 데 성공해 작년 초 '지놈 리서치'와 '네이처 메서드'에 해당 논문을 실었다. 특히 지놈 리서치에서는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에 결합하는 부위 유전자를 ZFN으로 절단함으로써 AIDS 치료 가능성을 보여 크게 주목받았다.

이 기술에 관해 연구진은 바이오기업 R과 협력하고 있다. 연구진이 작년 말 네이처 메서드에 실은 논문은 ZFN을 대량으로 신속하게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이다. 예전에는 한 개의 ZFN 합성에 수개월~수년이 걸렸지만 이제는 일주일 안에 ZFN을 만들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교육과학기술부 창의연구단(유전체공학연구단)을 이끌고 있는 그는 현재 유전체 결실 등 구조적 변이를 ZFN을 통해 조절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iPS 셀과 연관시켜 연구를 집중할 계획이다. 미래 환자 맞춤형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는 iPS 셀은 인간 피부세포에 유전적 변형을 가해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한 분화능을 가진 줄기세포를 인공적으로 뽑아낸 것이다. 그러나 iPS 셀은 환자에서 떼어낸 것이고, 그대로 이식하면 몸에서 암덩어리가 되기 때문에 유전체 교정이 필수적이다. 김 교수는 "iPS 셀의 유전체 변이를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은 현재 ZFN이 유일하며, iPS 셀과 ZFN은 필수적인 조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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