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유전자, 과연 있을까?
name: 관리자  Date:2013/04/23  Hit:1252  수정 삭제

예를 들어 머리가 매우 좋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둔 자식도 머리가 좋을까? 다시 말해서 지능도 유전자를 통해 과연 대물림 될 수 있을까? 키 큰 아버지와 키 큰 어머니 사이에서 키 큰 자식이 생산될 수 있는 확률은 아주 크다. 키는 유전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지능도 유전적 요소인가?

지능의 유전학이라고 이름을 붙여보자. 그러나 지능이 유전된다는 주장은 그동안 철저히 무시당해 왔다. 오히려 지능이 좋은 부모를 둔 자녀들은 자폐증을 비롯해 정신질환 등 저능아가 많았다.

▲ 지능이 되물림된다는 주장은 그동안 철저히 무시당해 왔다.  ⓒkildonan.org

물론 이러한 지적은 엄밀히 따지자면 과장된 것으로 공부를 너무 많이 하면 머리가 ‘어떻게 된다’라는 일반인들의 시기 또는 우려라는 관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통계상의 수치는 결코 아니다. 따라서 믿을 만한 정보라고 할 수 없다.

천재로 일컫는 아인슈타인과 그의 첫째 부인 밀레바 마리치 사이에서 난 둘째 에두아르트는 태어날 때부터 정신분열증 환자였다. 비록 아인슈타인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밀레바는 상대성이론을 완성하는 데 결정적으로 도움을 준 수학천재였다.

아들은 밀레바가 간호하면서 평생을 쓸쓸하게 살아야 하는 업보(業報) 덩어리였다. 또 두 사람의 이혼 동기가 되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정신질환과 천재와의 연관성에 대해서 많은 연구결과가 나왔지만 지능이 좋은 부모에게서 지능이 좋은 자식이 태어난다는 주장은 과학자들 사이에 무시당해 온 것이 사실이다.

올해 겨우 20세로 중국의 빌 게이츠로 통하는 자오보웬(Zhao Bowen) BGI 인지유전체학연구소 소장은 홍콩에서 지능의 유전학을 밝혀내기 위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BGI(Beijing Genomics Institute)는 중국 최대의 게놈연구소다.

이 연구소에서는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슈퍼컴퓨터 100여 대가 DNA 표본 2천200개에서 염기 쌍 320억 개를 읽어내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IQ가 160 이상인 사람들로부터 추출한 표본이다.

인간의 평균 IQ가 100, 노벨 수상자의 평균 IQ가 145 전후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다. 자오보웬 소장은 “IQ가 160 이상인 사람은 인구 3만 명당 1명꼴이기 때문에 연구대상 확보가 쉽지 않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IQ 낮추는 유전자는 발견, 그러나 높이는 유전자는 발견 못해”

그는 그동안 지능의 유전학적 관계가 과학계에서 무시당해 왔던 것에 다음과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이제까지 사람들은 지능의 유전학에 대해 무시해 왔다. 논란의 여지가 큰 사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서구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IQ 연구가 학문적 주제로 간주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쉽게 자금 지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BGI는 올 여름 연구 초기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능이 어디에서 유래하는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미스터리다. 학계 연구결과에 따르면 IQ 차이에 관여하는 요소 중 절반 이상이 유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지체 등과 관련해 IQ를 현저히 낮추는 일부 유전자는 밝혀졌다. 그러나 사람들 사이에 IQ 차이를 가져오는 주요 유전자는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았다.

BGI 연구소의 목표는 특출나게 높은 지능을 보유한 집단의 유전체와 일반인 집단의 유전체를 비교해 차이를 밝혀내는 데 있다. 이들 두 집단을 비교연구함으로써 IQ에 영향을 끼치는 유전요소 일부를 규명하는 것이 목적이다. .

이번 연구결과를 계기로 개인의 유전적 인지능력을 예측하는 유전자 시험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전자 시험은 유용할 수 있지만 찬반이 갈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시 말해서 과학의 윤리문제로 논쟁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이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학자들도 있다. 로버트 플로민 킹즈칼리지 교수도 그중 한 사람이다. BGI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그는 “학습장애를 겪게 될 아이를 미리 판별할 수 있다면 특별교육 등을 통한 조기개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히틀러 방식의 우생학이라는 비난도 일어

IQ와 관련된 유전 데이터를 잘못 해석하거나 악용할 소지가 적지 않다는 반대의견도 존재한다. 과거 히틀러처럼 인종의 우열을 가리는 인간 우생학이 새롭게 등장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정책이 바로 이러한 우생학에서 비롯됐다.

유전학 모니터링단체인 CRG의 제레미 그루버 소장은 이러한 우려를 표명했다. “과거에 일부 과학자들은 지능연구를 통해 특정 인종집단이나 개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부추긴 바 있다. 유전학계의 축소화 및 결정화 추세가 이번 같은 프로젝트에서 전면화될까봐 우려된다.”

자오보웬 소장은 약간은 괴짜다. 독학으로 영어를 마스터한 그는 어릴 때부터 유전학계에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해 왔다. 중학생이던 2007년 수업을 빼먹고 독자적으로 오이 유전체 연구에 착수한 그는 중국농업과학원에서 인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농업과학원에서 시험관 청소 등 잡무를 맡는 대가로 유전학 책을 접하고 오이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등 시험을 수행할 수 있었다. 공동저자로 참여한 오이 유전체 연구논문은 2009년 네이처 유전학회지에 실렸다.

고등학교 때부터 성적 우수자 DNA 샘플 채취

▲ 올해 20세인 자오보웬 소장은 천재 유전자 코드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nationalvanguard.org

유전체학에 매력을 느낀 그는 학교를 자퇴하고 세계 최대의 유전체연구소 중 하나인 BGI연구소에서 정식근무를 시작했다. 1년 후 BGI는 인지유전연구소를 창설하고 그를 소장으로 임명했다. 처음에는 홍콩 고등학교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의 DNA 표본을 추출하려고 했으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다.

“부모들이 자녀의 혈액채취에 거부감을 나타냈다”고 자오보웬 소장은 전한다. 혈액채취는 DNA 표본을 수집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2010년 봄 오레곤 대학의 스티븐 수 이론물리학과 교수가 BGI를 방문했다. 인지적 능력과 관련한 유전학 연구에도 관심이 있는 수 교수와 손잡고 자오보웬 소장은 다른 과학자들과 함께 BGI 지능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현재 수 교수는 미시간 주립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프로젝트 시작에 따른 계획변경의 일환으로 수학 및 과학올림피아드 훈련캠프에 참가한 중국인 등 수학 및 과학적으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의 타액에서 DNA 표본을 채취했다.

미국 등 각국에서 뛰어난 SAT(대학입학시험) 점수를 기록하거나 명문대에서 수학이나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등 IQ가 높은 이들의 DNA 표본도 수집했다. 또한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BGI 웹사이트를 통해 참가신청을 할 수 있게 했다.

현재까지 수집한 표본 대부분은 외국인으로부터 추출된 것이다. 플로민 교수는 매우 높은 IQ를 보유한 미국인 1천600명의 DNA 표본을 제공했다. 미국에서 진행 중인 수학영재연구(SMPY)에 어린 시절 참가했던 성인 1천600명으로부터 추출한 표본이다.

현재까지 자격이 되는 이들 중 약 500명이 BGI 웹사이트를 통해 참가를 신청했다. 과학적으로는 만만치 않은 과제이다. 지능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 신장(키) 연구사례만 봐도 관련 유전자 규명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키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규명하고자 하는 노력은 DNA 표본이 1만 개를 넘어선 뒤에야 신뢰성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시작했다. 표본 수를 계속 늘려가며 연구한 끝에 과학자들은 특정 개인이 키가 더 큰 이유를 부분적으로 설명하는 유전자 변이 1천여 종을 밝혀냈다.

영재를 사전에 안다는 것이 도움이 되나?

현재까지 시행된 IQ 유전체 연구 중 가장 큰 규모는 일반인에서 추출한 표본 약 5천개를 대상으로 하고 있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관련성이 높은 유전자를 하나라도 밝혀내기 위해서는 일반인 표본 수만 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바로 이러한 면에서 BGI 프로젝트가 주목된다 할 수 있다. BGI 프로젝트는 IQ가 이례적으로 높은 개인의 유전체와 일반인의 유전체를 비교하기 때문에, 일반인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보다 훨씬 쉽게 IQ 관련 핵심요소를 판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키가 2m가 넘는 개인과 일반인의 DNA 표본을 비교하는 연구에 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오보웬 소장은 “지능의 유전학적 기반이 너무 오랜 세월 동안 무시돼왔다”고 지적하면서 “3개월 내 데이터가 준비될 예정”이라 말했다.

지능이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그리고 그 결과가 과학적 신뢰성을 갖는다면 아마 영재교육을 위해 영재를 선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21세기의 새로운 우생학이라는 오명과 함께 엄청난 비난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김형근 객원기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13.04.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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